주변에서 어떤 물건을 고를지, 그 물건을 살지 말지 묻는다면 저는 대부분의 경우에 “사라.”고 말하는 사람입니다. 그리고 제가 고른 물건은 대부분 그 카테고리에서 가장 비싸거나 비싼 편에 속합니다. 그러면서 저는 정작 물건을 잘 사지 않아서 앞에 나열한 이유 때문에 핀잔을 듣는 경우가 많아요. 동료에게 콘텐츠가 좀 부족할 때 한 달이나 두 달에 한 번 정도 텀을 두고 이런 내용을 만들어 채우면 어떨까 제안해놓고 저와 동료가 동시에 했던 이야기는 “근데 최근에 뭘 산 게 없는데…” 였습니다. 뭘 잘 사지 않는 둘이 모여서 물건을 고르고, 팔고 있네요.
어쨌든 제안을 한 사람이 뭐라도 먼저 써야겠죠. 그래서 제가 뭘 샀는지 찾아봤습니다.
지난 7월 동생과 급한 일정으로 후쿠오카에 잠시 다녀왔습니다. 해외여행을 처음 갔던 때나 그다음, 다음 여행에선 꼭 가족과 친구들을 위한 선물을 사 왔던 것 같지만, 지금은 꼭 선물을 사진 않네요. 그렇지만 이번 여행은 숍 오픈 준비로 바쁠 때에 다녀오게 되어, 혼자 준비하고 있을 동료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담은 선물을 하자고 출발도 하기 전부터 정했던 것 같아요. ‘빔즈BEAMS에 가서 귀여운 손수건을 골라야지.’
가장 많이 쓰고 선물한 손수건은 무인양품의 손수건입니다. 타월 재질을 선호하고요. 하지만 예쁜 무늬와 프린트가 더 중요하다면 역시 그냥 면 재질도 좋겠지요. 지금, 이 Imabari사의 반쪽짜리 손수건은 타월 재질의 프린트까지 귀여운 아주 훌륭한 손수건입니다.
손수건을 사계절 내내 쓰지는 않아요. 저는 시원한 음료를 샀을 때 야외에서 음료 표면을 타고 물기가 흐르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손수건을 씁니다. 그렇게 들고다니면 그 물기도 닦고, 페이퍼 타월이 없는 화장실에서도, 비가 온 날도, 땀을 흘린 날에도, 갑자기 재채기가, 눈물이 날 때도 얼마나 유용한지 모릅니다. 그러다가 약간 쌀쌀해지기 시작하면 또 손수건은 장 한켠에 들어가지만 들고 다닐 때는 어찌나 좋은지 주변에 선물을 많이 하네요. 제가 선물해서 저만큼 손수건을 잘 쓰는 친구를 본 적은 없지만 어쨌든 상대가 자연스럽게 제가 선물한 손수건을 쓰고 있는 것을 보면 당연하게도 기분이 좋습니다.
손수건에 한해선 일단은 실용이 6 디자인이 4인 비율로 고르는 편이라 면 외에 다른 재질은 고려해본 적도 없지만, 언젠가 실크 손수건을 쓰는 날도 오겠죠? 그러고 보니 실크 손수건은 만져본 적도 없네요. 이렇게 말했으니 저도, 이걸 본 여러분도 상점에 가게 되면 손수건을 구경하는 일에 조금은 시간을 쓰게 될 겁니다. 그리고 보니 저 손수건을 사고 나오며 다른 친구에게 줄 오이 무늬가 잔뜩 프린트된 손수건도 샀습니다. 그리고 고양이에게 줄 선물도 샀던 것 같아요. 정정합니다. 저는 물건을 잘 사는 사람이네요. 다행히 이 꼭지는 계속 이어질 수 있겠습니다…
기획 – 나이스숍
글 – 윤장미
💡 NiceTastes는 나이스숍 운영자들의 취향에 대한 자유로운 생각을 풀어낸 에세이 시리즈입니다.